2012년 세계박람회 ‘파리의 낭보’…밤새운 시민들 “여수 만세!”

경향신문|기사입력 2007-11-27 05:53 
여수가 모로코의 사하라 모래 바람을 잠재우고 2012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로 최종 선정됐다. 27일 새벽 ‘파리발 낭보’가 전해지자 여수 시민들은 “여수 만세”를 외치며 서로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흥분에 휩싸인 여수=이날 새벽 여수시는 순식간에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다. 전날 밤부터 시청 앞 광장과 수정동 엑스포 홍보관 앞에서 엑스포 유치 철야 응원전을 펼치던 시민 1000여명은 손을 맞잡으며 환호했다. 잠들었던 시민들도 거리로 나와 축하 인파는 순식간에 수천여명으로 불어났다. 거리 곳곳에서는 “여수 만세” “엑스포 만세” 소리와 함께 축포가 발사되고 경적이 울려퍼졌다.

최성남씨(55·여수시 여서동)는 “5년전 2010년 엑스포 유치를 중국 상하이에 빼앗겼던 아픔이 이제 씻긴 듯해 속이 후련하다”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밤새 문을 열어놓고 있던 식당에선 따뜻한 차와 음료수를 시민들에게 무료로 나눠주며 기쁨을 함께했다.

전남도청 윤선도홀에서 밤을 샌 채 유치 기원행사를 벌이던 도민·공무원들도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여수 유치를 축하했다.

이상률 여수엑스포준비위 집행위원장은 “여수 시민들이 지난 500일 동안 보여준 유치 열기가 막판 모로코의 추격을 따돌리는 데 결정적 기여를 한 것 같다”며 시민들에게 공을 돌렸다.

파리 ‘팔레 데 콩그레’ 호텔에 마련된 총회장에서 한덕수 총리를 비롯한 대표단은 로세르 탈레스 사무총장이 “여수, 코레”를 발표하는 순간 “만세”를 외치고 껑충껑충 뛰는 등 승리의 감격을 만끽했다.

한총리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바다에서 해결책을 찾으려는 여수 엑스포의 주제가 선진국은 물론 지구온난화로 직접 피해를 입고 있는 개발도상국가에도 설득력 있게 전달된 것 같다”고 밝혔다.

오현섭 여수시장은 “외교부·해양수산부 등 중앙부처와 지자체, 대기업 간의 효율적인 역할분담이 유효적절했다”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투표 직전 총회장 주변에서는 “모로코는 국왕이 직접 나서 각국 정상들과의 교섭을 통해 한국 지지국 일부를 빼앗아갔다”는 소문이 나돌아 한때 대표단을 긴장시켰다.

◇어떻게 열리나=세계박람회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3대 국제행사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경제적 효과 측면에서는 오히려 두 행사를 능가하는 것으로 평가돼 ‘경제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여수 엑스포는 2012년 5월부터 3개월간 열린다. 박람회장에는 6900㎡ 규모의 국가관 57개동을 중심으로 상징타워·아쿠아리움 등 이벤트 시설이 들어선다. 대회를 위해 도로·공항·철도 등 인프라 시설 확충을 위한 7조7000억원 등 총 11조4000억원의 정부·민간 투자가 계획돼 있다.
by facestar 2007. 11. 27. 1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