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시즌 돌입… 온몸은 ‘부상 비상’

쿠키뉴스|기사입력 2007-12-10 09:54 
[쿠키 건강] 겨울 스포츠의 백미, 스키의 계절이 돌아왔다. 설원을 내달리는 질주 본능을 만끽하려는 사람들로 전국의 스키장들이 북적이고 있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게 있다. 바로 부상이다. 스키 시즌이 도래하면서 부상도 비상등을 켠 것. 낮은 기온, 강한 자외선, 건조한 공기 등으로 조금만 부주의하면 부상을 입기 십상이다.

무릎인대 파열이나 척추골절, 치아나 피부 손상 등 종류도 다양하다. 신체의 모든 부위가 부상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최근엔 젊은이들 사이에서 스노보드가 각광을 받으며, 이로 인한 사고가 급증하는 추세다. 스키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상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스키장의 피부3적…‘자외선, 건조, 추위’겨울철 스키장은 피부를 해치는 주적들이 포진해 있다. 강한 자외선, 영하의 날씨, 건조한 공기 등은 피부의 3적(敵)이다.

첫째, 강한 자외선. 흔히 겨울철 자외선은 여름에 비해 강도가 약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설원에서라면 사정이 다르다. 하얀 눈의 햇빛 반사율이 85~90%에 달하기 때문. 일반적인 자외선 지수의 4배 이상이나 되는 강한 자외선을 쏘게 되는 것이다.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 멜라닌 색소의 활동이 증가해 기미나 잡티 등이 생길 수 있다. 기존 색소 침착도 악화될뿐더러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 등 노화도 촉진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게 최선책. 스키장에서 사용하는 자외선 차단제는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자외선 차단지수(SPF)가 높은 것을 발라야 한다. 보통 SPF가 30~50정도면 적당하다. 또한 자외선 A와 자외선 B를 동시에 차단해 주는 것을 사용하고, 2~3시간 간격으로 덧발라 줘야 한다.

피부층이 얇고 건조해 주름이 쉽게 생기는 부위인 눈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UV코팅이 된 고글을 반드시 착용하고, 모자나 마스크 등도 가능한 착용하도록 한다.

둘째, 영하의 날씨. 스키장의 온도는 보통 영하 2∼10도다. 낮은 기온과 차가운 바람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피부는 동상에 걸리기 십상이다. 특히 귀나 코, 손과 같은 말단 부위와 스키 신발 속에서 장시간 갇혀 있는 발은 크고 작은 동상에 쉽게 걸린다.

동상을 막기 위해서는 두꺼운 옷을 한 겹으로 입는 것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는 게 좋다. 양말도 2겹으로 신고, 귀마개와 장갑도 착용해야 한다. 땀과 눈에 젖을 경우를 대비해 여분의 옷이나 양말 등을 구비해 두면 금상첨화. 또 2~3시간 간격으로 휴게실로 들어가 신발을 벗고 발가락을 움직여주거나 손으로 주물러 혈액 순환이 잘되도록 해준다.

일단 동상이 의심되면 곧장 실내로 들어가 젖은 옷이나 양말 등을 벗고 동상 부위를 깨끗한 천으로 감싸준 뒤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에 20∼30 분간 담가준다. 너무 뜨거운 물은 피하도록 한다. 동상을 악화시키거나 화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 심하게 주무르는 것도 삼간다. 피부 조직에 치명적인 자극을 줘 환부를 덧나게 할 수 있어서다.

안면홍조도 복병이다. 오랜 시간 찬 공기와 접촉하게 되면 피부 기능이 둔화돼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저항력도 떨어져 피부가 붉어지게 된다. 특히 실내로 돌아왔을 때 야외에서보다 얼굴이 더욱 붉어지는 안면홍조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온도가 낮을 때 혈관들이 수축했다가 피부 온도가 올라가면 급속히 확장되기 때문이다.

안면홍조는 예방이 최선이다. 한번 늘어진 모세혈관은 저절로 회복되지 않아서다. 실외와 실내의 기온 차가 심하지 않도록 눈 밑부터 목까지 피부를 감싸주는 스키용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셋째, 건조한 공기. 대부분의 스키장은 고산 지대에 있다. 평지보다 바람이 많이 불고 기온도 낮아 공기가 건조하다. 대기가 건조하면 피부가 쉽게 수분을 잃고 건조해져 트거나 거칠어진다. 무엇보다 피부는 건조해지면 더욱 예민해져 사소한 자극에도 상처를 입기 쉬워진다. 이 때문에 피부보습에 신경을 써야 한다.

스킨케어의 기본인 클렌징을 꼼꼼하게 해서 피부 내 노폐물을 말끔히 제거 한 후, 고영양과 고보습의 기초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건조해진 피부를 회복하기 위해 수분 팩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입술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입술은 우리 얼굴 중 유일하게 피지선이 없는 부위다. 이 때문에 스키장의 건조한 공기와 쌀쌀한 바람에 쉽게 트게 되고, 심하면 피까지 나는 경우도 있다. 립글로스나 바셀린을 스키복 주머니 안에 넣고 다니며, 수시로 발라 입술을 촉촉하게 유지해줘야 한다.

스키를 타는 중간 중간 따뜻한 물을 마셔 수분을 보충해주는 것도 좋다. 입술에 각질이 생겼다면 스팀 타월로 입술을 3~5분간 덮어 각질을 부드럽게 만든 뒤 살살 밀어내는 방법으로 제거한다. 이후 영양 크림과 보습 에센스를 섞어 충분히 바른 뒤 랩을 씌워두면 정상으로 회복될 수 있다.

▲치아, 주로 위 앞니가 빠진다치아도 쉽게 손상을 입는 부위다. 빠른 스피드로 달리다 넘어지거나 추위에 감각이 둔해진 상태에서 보드나 스키 장비에 부딪혀 치아에 금이 가거나 깨질 뿐 아니라 빠지기도 하는 것. 심한 경우 잇몸 뼈나 턱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가장 흔히 발생하는 치아 외상은 위 앞니가 빠지는 것이다. 이 경우 빠진 치아를 생리식염수나 우유에 담아 1시간 내 치과에 내원하면 치아를 살릴 수도 있다. 치아가 빠진 후에 치과에 도착 하는 시간이 빠르면 빠를 수록 치아의 생존율은 높아진다.

생리식염수가 없다면 빠진 치아를 혀 밑에 넣거나 젖은 수건에 치아를 감싸 습기를 유지해주면 된다. 빠진 치아에 흙이나 이물질이 묻었다고 해서 손으로 털어내선 안 된다. 치아에 미세하게 붙어 있는 잇몸조직이나 치아뿌리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치아에 외상을 입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겉으로 멀쩡해 보이더라도 치아에 미세한 금이 가는 균열치가 생길 수 있다. 금이 간 치아를 방치하면 차츰 균열이 진행 돼 치아 내부 신경과 혈관이 분포해 있는 치수에 염증이 생기는 치수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입 주변에 접촉 사고가 생긴 후 음식을 씹거나 찬 물에 시린 증상이 있다면 검진을 받는 게 좋다.

또한 외부 충격으로 혈관이나 신경이 손상됐을 경우엔 치아 색이 검게 변하기도 한다. 이때는 염증이나 손상된 신경 조직을 제거해 치아를 되살려야 한다. 최선의 치아 손상 예방법은 마우스 가드를 착용하는 것.

▲스키·스노보드, 관절 부상 조심해야

스키장에서 발생하는 부상은 대부분 낙상이나 충돌로 인한 것이다. 특히 관절 부상이 많다. 기온이 낮기 때문에 관절 및 관절 주변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있어 부상이 빈발하는 것. 경직된 관절이나 근육, 인대는 유연성이 떨어져 같은 충격에도 더 큰 손상을 받거나 놀라게 된다.

스키로 인한 부상은 주로 무릎, 머리, 손과 손가락, 어깨 순으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9~2000년 스코틀랜드 스키부상연구소 조사한 보고서로 대부분 관절 부상이다.

특히 무릎 앞 전방십대인대 손상은 가장 흔히 발생하는 부상이다. 전방십자인대에 부상을 입으면 일상생활이 어려울뿐더러 심할 경우 퇴행성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는 대개 넘어지는 자세가 불안정하여 일어난다.

스키를 타다가 넘어지게 됐을 때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체에 힘을 주며 버티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하체는 스키에 고정된 채 상체가 앞으로 쏠려 넘어지게 되는데, 이때 힘이 들어간 무릎이 바닥에 부딪히면서 무릎 인대가 쉽게 끊어지게 되는 것. 따라서 잘 넘어지는 게 중요하다. 양 팔을 앞으로 가져가면서 자연스럽게 옆으로 넘어지는 게 좋다. 팔을 앞으로 뻗으면 다리도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모아져 충격이 줄어들기 때문.

관절에 부상을 입었을 경우 섣불리 부상 부위를 건드리거나 함부로 비틀었다가는 부상이 심해지거나 연부조직, 뼈, 인대, 근육 등 주요 조직마저 손상이 크게 발생되어 큰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또한 외관상 뚜렷하지 않은 관절 부위의 부종이나 동통이 있는 경우에도 스키 타는 것을 중지해야 더 큰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엄지손가락 부상도 주의해야 한다. 대개 넘어지는 순간 스키 폴의 끈(Strap)이 엄지손가락에 휘말리면서 발생한다. 단순히 손가락이 삐었다고 여기고 지나쳐서는 안 된다. 인대 손상이 심한 경우 수술을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넘어질 땐 손이 슬로프에 닿기 전에 폴을 버려야 한다.

최근에는 젊은 층의 폭발적인 인기를 받고 있는 스노보드로 인한 관절 부상이 증가하는 추세다. 주로 손목 부상이나 어깨관절 탈구, 팔 골절이 흔하게 발생된다. 스키처럼 체중을 받쳐주는 폴대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방향을 잡고 타다가 넘어질 때 손이나 팔 부위가 바닥에 부딪히기 때문이다. 또한 양쪽 다리를 보드에 붙이고 왼쪽 다리를 내밀고 타는 특성 때문에 왼쪽 다리 부상이 오른쪽보다 두 배 정도 많다.

척추 손상도 주의해야 한다. 스릴을 즐기려다 허리 디스크(추간판 탈출증)나 척추 골절 등 심각한 부상을 입는 것. 평소 디스크 증상이 없는데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은 후 심한 허리 통증이 나타나고 엉덩이 쪽으로 통증이 점점 내려온다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봐야 한다. 허리에 심한 충격이 가해지면서 섬유륜이 손상돼 디스크가 터져 나올 수 있다.

또한 스노보드는 옆으로 넘어지는 스키와 달리 수직 방향으로 넘어지기 때문에 엉덩이 뼈와 허리에 금이 가거나 부러지는 등 척추 골절도 흔히 발생한다. 넘어질 때의 충격이 그대로 엉덩이와 척추에 전해져서다. 척추 골절은 심하면 하반신 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 스노보드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하지 말고 앉는 자세를 취하면서 서서히 주저앉는 게 낫다. 넘어진 후에는 다른 스키어와의 충돌에 의한 부상을 당하지 않도록 주변을 잘 살핀다. 부상 방지를 위해 헬멧이나 손목패드, 무릎패드 등 여러 보호 장비를 구비하는 게 좋다.

스키와 스노보드의 부상을 예방하는 최선책은 사전 준비운동.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기 전 준비운동을 충분하게 하여 관절을 충분히 풀어준다. 10분 이상 스트레칭으로 관절과 근육을 유연하게 하고 몸이 어느 정도 풀어진 후에 스키장으로 나가도록 한다.
by facestar 2007. 12. 10. 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