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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글로벌생산센터’ , 자동차 제국 ‘비밀의 열쇠’
동아일보기사입력 2007-11-24 03:15 최종수정2007-11-24 07:04
[동아일보]
“글로벌화의 속도를 상회하는 속도로 인재를 육성한다. 베스트의 방법을 전 세계에 동시에 전개한다.”
21일 오후 일본 아이치(愛知) 현 도요타(豊田) 시의 도요타 글로벌생산추진센터(GPC)에 들어서자 입구 벽면에 큰 글씨로 쓰인 슬로건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고 있는 도요타자동차의 생산 방식과 최고 수준의 품질관리를 해외 26개국 52개 공장으로 전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였다.
GPC는 도요타를 세계 1위 자동차회사로 급성장시킨 ‘비밀병기’였다.
○ 글로벌 공장의 기술과 품질을 총지휘
2003년 7월 문을 연 교육장은 첨단 기자재가 갖춰져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주 단순했다.
볼트만 풀고 조이는 연습을 하는 작업대에서부터 장난감 블록을 구멍에 넣거나 골프공 2개를 손에 넣어 돌리며 손가락 놀림을 유연하게 해 주는 코너가 이어져 있었다.
누구나 쉽게 터득할 수 있는 단순한 훈련의 반복처럼 보였지만 기본기가 갖춰지지 않으면 불량품으로 이어진다는 도요타의 생산철학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작업 자세와 부품을 잡는 법부터 차근차근 배워 나갈 수 있도록 작업대 앞에 설치된 노트북 컴퓨터를 통해 동영상으로 보여 주기 때문에 혼자서도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돼 있었다.
특히 해당 작업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하는 자동차 고장 사례가 동영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지금 하고 있는 연습이 왜 중요한지를 바로 알 수 있도록 해 놨다.
도요타 관계자는 “70년간 자동차를 생산해 오면서 축적된 노하우가 비디오 매뉴얼에 집약돼 있다”고 귀띔해 줬다.
18세 때부터 도요타에서 일했다는 아오야마 마쓰키(靑山松季) 교관은 “신입 사원이 갑자기 라인에 투입돼 볼트를 끼울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시행착오를 거치고 기본적인 기능을 습득한 뒤 라인에 투입되면 불량품이 발생하지 않고 생산성도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 일본 본사의 품질을 전 세계에서 실현
전 세계 52개 공장에서 파견된 훈련생들은 단순한 훈련생이 아니라 현지에 돌아가서 교육을 담당할 트레이너였다.
기본적인 부품 조립에서부터 변속기 조립, 차체 페인팅 등 자동차 제조에 필요한 20여 가지 기술을 1, 2주간 만에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프로그램이 구성돼 있다.
과거에는 6주간 교육해야 마스터할 수 있었지만 GPC의 설립을 통해 교육기간이 3분의 1 이하로 단축됐다.
이전에는 일본에서 숙련된 강사들이 일일이 세계 공장을 돌아다니며 현지에서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기술을 지도해 왔지만 2000년대 들어 해외 공장이 급속히 늘어나면서 일본 공장과 같은 수준의 조립 품질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
도요타는 ‘품질제일주의’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 70년간 쌓아 온 베스트 기술들을 모아 전 세계 공장으로 확산시킬 목적으로 GPC를 설립했다. 이곳을 거쳐 간 해외 공장 기술자는 3000여 명에 이른다.
현재 도요타는 일본 GPC 외에도 미국(NAPSC), 영국(E-GPC), 태국(AP-GPC) 등 4개의 GPC를 운영하고 있다.
GPC 운영을 책임지는 다지리 마사히로(田尻正博) 부장은 “GPC는 인력의 상향 평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곳”이라며 “글로벌 생산을 하는 자동차 업체가 갖고 있는 품질에 대한 고민을 풀어 나갈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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