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하는 비운의 IT 기기들, 왜?
헤럴드 생생뉴스 | 기사입력 2007-11-23 09:16 | 최종수정 2007-11-23 11:26 기사원문보기


‘틈새제품? 낀 제품?’

최첨단을 표방하며 진화를 거듭하는 IT기기. 그러나 몇몇 기기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쏟아지는 IT기기 사이에서 저마다 특징을 앞세운 이들 기기는 정작 어중간한 컨셉트란 시장평가를 받으며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낀 제품’이란 별칭을 얻을 정도다.

2004년말 국내에 첫선을 보인 휴대용멀티미디어기기(PMP). 동영상 재생 기능을 내세운 기기다. 음악감상 기능도 있어 업계에서는 MP3플레이어에 버금가는 필수기기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시장은 좀처럼 크지 못했다. 2005년 약 8만대 규모, 2006년 30만대, 올해 50만~60만대 규모로 추정된다. 몇 년 새 약 240만대 규모로 성장한 MP3시장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PMP의 컨셉트는 MP3P와 노트북을 합친 제품. 아직까지도 두 제품사이에서 애매한 위치라는 업계 평이다. 특히 PMP가 나온 초기와 달리 컨셉트를 따온 IT기기는 기능이 점차 강화됐다. 음악감상 기능만 있던 MP3P에서는 최근 비디오 재생 기능이 있는 제품이 대세로 떠올랐다. 동영상 기능을 갖춘 MP3P인 MP4P와 PMP는 제품 차이가 거의 없다. 또 내비게이션, 전자사전, 휴대용게임기 등 중복 제품군에서도 동영상기능을 잇따라 탑재했다. 고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260g내외로 휴대하기에는 묵직한 무게도 단점. 시장이 여간해서 크지 않자 한때 진출했던 SK C&C와 삼성전자 등 대기업도 손을 놓고 있다.

PMP업체 관계자는 “MP4P 등이 트렌드가 됐을때 기능이 겹치는 PMP가 차별화를 못한다면 설자리를 잃을 위험도 있다”며 “초고속영상이동통신(HSDPA)나 무선통신을 지원하는 3세대 PMP등으로 경쟁제품에 우위를 점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PMP업계는 교육용 시장을 겨냥해 콘텐츠업계와 제휴, 공략시장을 특화해 도약을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일제히 ‘손 안의 PC’를 표방한 울트라모바일PC(UMPC)와 스마트폰, PDA폰 등도 재미를 못보고 있다. 이들 역시 PMP와 유사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동 중 무선인터넷(Wi-Fi)가 가능한 UMPC는 점점 작아지고 가벼워지는 노트북과 차별점이 없다.

휴대전화와 노트북 기능을 합친 스마트폰 역시 무선인터넷 사용이 자유로운 국내 사무환경에서는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평이다. PDA에 휴대전화 기능을 넣은 PDA폰은 삼성ㆍLG전자 등이 몇 년 전부터 꾸준하게 내놓고 있지만 시장에서 외면받았다.

UMPC도 최근 휴대용 단말기에 속속 무선인터넷 기능을 탑재돼 차별화가 안 될 경우 얼리어답터들만 들고다니는 그저 ‘신기한’ PC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용 IT기기를 여러개 들고 다니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얼리어답터를 제외한 소비자들은 기능이 비슷한 것은 절대로 안 가지고 다니는 성향”이라고 말했다.

권선영 기자(kong@heraldm.com)

■끼여있는 휴대형 IT기기

개요 중복제품군

PMP 동영상 재생목적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

MP3P, 노트북, 전자사전, 휴대용 게임기,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별도 OS를 탑재,

무선인터넷이 가능한 휴대폰 휴대폰 노트북

PDA폰 문서작업과 일정관리 등

PDA기능 흡수한 휴대폰 휴대폰, PDA

UMPC 이동중 무선인터넷(Wi-Fi)이

되는 소형PC 소형 노트북

■각 기기 2007년 시장규모 예상치

내비게이션 200만대

노트북PC 110만대

MP3플레이어 240만대

PMP 50만대

스마트폰 80만대(목표치)
by facestar 2007. 11. 26. 1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