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비켜” … 국산 명품 세단이 달려온다
중앙일보 | 기사입력 2007-11-26 08:18


[중앙일보 문병주]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럭셔리카’로 내년 내수차 시장에 승부수를 띄울 생각이다. 수입차 업체들이 20∼30대를 겨냥해 3000만원대 소형차 모델을 늘리는 것과 다른 전략이다.

특히 현대자동차·쌍용자동차·GM대우는 내년에 출시할 고급 세단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근탁 쌍용차 마케팅 담당 상무는 “럭셔리 세단에서 풍기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통해 기업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이라며 “럭셔리 세단을 만들 만큼 기술력이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현대차가 1월 ‘제네시스’를 선보이며 고급 수입차와 경쟁을 선언한다. 이미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등과의 비교시승회까지 열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쌍용차는 봄에 대형 세단 W200을 내놓는다. 국내에서 가장 배기량이 큰 5L급이다. GM대우 역시 L4X로 고급세단 시장에 뛰어든다.

◆회사의 간판 모델=국내 업체들이 앞다퉈 럭셔리 세단을 개발한 것은 브랜드 가치를 올리기 위해서다. 쌍용차는 국산 메이커 중 가장 배기량이 큰 5L급 세단을 만들어 회사의 간판으로 삼을 계획이다. 현재 국산차 중 최대 배기량은 현대 에쿠스4.5로 4.498L다. 수입차 중에서는 벤츠 S클래스, BMW760 등이 이에 속한다. W200은 올봄 서울모터쇼에 등장한 Wz 컨셉트카의 형태를 많이 이어받았다. 6선 라디에이터 그릴과 치켜 올라간 헤드램프 등으로 이뤄진 앞모양이 특징이라고 한다. 가격은 7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김근탁 상무는 “현재는 고급 수입차들과 경쟁할 국산 차종이 없지만 W200을 출시해 기술과 디자인을 겨뤄볼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이 차의 구체적 제원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GM대우가 내년에 출시할 L4X 역시 이 회사 모델로는 가장 큰 세단이다. 후륜구동 방식으로 최신 수동 겸용 5단 자동변속기와 3.6L V6 알로이텍 엔진을 탑재한다. 후륜구동은 동력이 뒷바퀴에 전달되는 방식으로 세계적으로 프리미엄급 승용차에 많이 채택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쌍용차의 체어맨을 제외하고는 후륜구동 세단을 찾기 힘들다. 후륜구동은 차량 앞뒤의 무게가 적절하게 배분돼 뒷좌석이 상대적으로 덜 흔들리는 뛰어난 승차감이 최대 장점이다. GM대우는 ‘스테이츠맨’ 판매 중단 이후 이렇다 할 대형세단이 없었다.

김상원 GM대우 차장은 “스테이츠맨보다 뒷좌석의 편의 시설을 많이 늘려 최고경영자(CEO)가 타는 차로서 손색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브랜드에 도전장=현대차의 제네시스는 이미 해외의 각종 품평회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미국 자동차 전문잡지 ‘모터 트렌드’는 “현대차를 럭셔리 메이커의 반열에 올릴 놀라운 차”라고 평가했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가 40년 만에 해외시장을 겨냥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럭셔리 세단이다. 실내공간의 넓이를 나타내는 휠베이스(앞·뒤 바퀴 간 거리)가 2m93㎝로 BMW 5시리즈나 벤츠 E클래스보다 길다.

앞차와의 거리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daptive Cruise Control) 시스템’과 야간주행시 곡선도로에서 전조등의 각도를 주행방향으로 향하게 하는 ‘어댑티브 헤드램프’ 등 최첨단 안전장치를 달았다. 최대 출력 340마력인 타우엔진을 장착,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기까지 6초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by facestar 2007. 11. 26. 12: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