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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24일 700MHz 주파수 경매 일정을 알리고 있는 FCC 공식 자료 / 서명덕 기자 |
구글 무선사업 급가속…'망 개방' 모델 고려한 듯세계 최대 검색엔진 구글(
http://google.com)이 내년초 미국에서 예정되어 있는
700MHz 무선 주파수(spectrum) 경매에 공식 참여한다.
이달 초 공개한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및 휴대폰 제조사, 이동통신사, 칩셋, 솔루션 업체와 함께 결성한 ‘개방형 휴대폰 동맹(OHA, Open Handset Alliance)’에 이어 사실상 '망 사업자'가 되기 위한 도전을 공식 선언한 것이다. 국내 사정에 빗대어 말한다면, '네이버'가 'SK텔레콤' 사업에 뛰어든 형국이다.
구글은 30일(현지시각) 해외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http://wireless.fcc.gov)의 700MHz주파수 경매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며 "사용자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다음달 3일(12월 3일)까지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그 동안 업계에서는 구글이 주파수 경매에 참여할 지를 둘러싸고 여러 가지 의견이 팽팽히 맞서 왔다. 구글은 "이 주파수를 통해 사용자들이 휴대 기기에서 자신들의 원하는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FCC는 아날로그 방송의 전면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과정의 일환으로 내년 1월 24일부터 남게 된 700MHz TV 주파수 대역의 상당 부분을 경매에 붙일 예정이다. 이 주파수는 네트워크를 커버할 수 있는 폭이 넓고, 사용자당 네트워크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 AT&T나 버라이즌(Verizon) 등 많은 사업자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또한 전파가 방해물을 쉽게 뚫고 들어가기 때문에 무선 광대역 네트워크 구축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구글은 이날 파트너쉽 없이 단독으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글이 무선 네트워크 사업을 단독으로 진행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 뿐만 아니라 주파수를 낙찰받게 된다면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서비스를 구글이 어떻게 구현할지도 미지수다.
일명 'C블록(C block)'이라고 불리는 이 주파수의 초기 시작 가격은 46억달러에 이른다. 무선 주파수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미국 전역에 네트워크를 갖추는 데만 약 3년 동안 최소 120억 달러가 더 필요하다. 미국 현지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9월 30일 기준으로 현금 '131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에릭 슈미트(Eric Schmidt) 구글 CEO는 자료에서 "소비자는 오늘날의 무선랜 환경보다 더 나은 경쟁과 혁신을 누릴 권리가 있다"며 "어떤 업체가 낙찰을 받든, 이번 경매를 통한 진정한 승자는 인터넷 사용 환경이 개선되는 소비자들"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잔 도슨(Jan Dawson) 오우범(Ovum) 리서치 부사장은 언론과 인터뷰에서 "구글이 입찰을 통해 정확히 뭘 기대하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며 "다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주파수를 사용하겠다는 뜻은 망 사업자가 되겠다는 의지"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파수를 직접 구입하다는 뜻은, 구글이 적어도 하나 이상의 네트워크에서 '망 개방(open access)' 환경을 구현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이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동 입찰이 효과적이지만, 구글은 단독 입찰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향후 전망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많은 돈을 들여 망을 구축하기 보다는 다른 서비스 업체에게 망 개방을 전제로 주파수 대역을 빌려주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8월 FCC는 700MHz대 '주파수 재판매'는 허용하지 않고, 낙찰자는 '통신망 완전 개방'을 의무화하도록 명시한 바 있어 이러한 형태의 주파수 활용은 매우 불투명하다. 당시 언론들은 "주파수 재판매는 어렵지만, 망 개방이라는 일부 목적을 달성했으니 구글로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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