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줄이고 미국·EU 절상압력 대응 위해
잇단 환율변동폭 확대시사…환시장 "사자" 베팅
30일 시간외거래서 1달러=7.3808위안 사상최저
중국 위안화의 절상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중국 고위당국자가 잇따라 위안화 환율변동폭 확대를 시사하면서 외환시장은 위안화 매입에 베팅하고 있다.
중국 고위당국자가 위안화 절상속도 가속화를 잇달아 언급하는 것은 안으로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줄이고 밖으로는 무역불균형 시정을 요구하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압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30일 뉴욕 외환시장 시간외거래에서 위안화는 전일보다 0.11% 하락한 달러당 7.3808위안으로 사상최저치(가치최고)를 기록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이 고시한 기준환율은 달러당 7.3997위안이었다. 공식환율과 시장환율 간에 0.02위안가량의 차이가 발생한 것이다. 이는 시장이 위안화 강세에 보다 강조점을 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이번주 초 베이징에서 유럽연합(EU) 대표단을 만나 “시장의 기능을 확대하면서 환율제도를 개선하고 점진적으로 환율변동폭을 확대해나갈 방침”이라며 위안화의 평가절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周小川) 행장도 지난 1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연석회담에서 필요시 위안화 환율변동폭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이 위안화 절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안팎으로부터의 공세가 한층 거세졌기 때문이다. 무역흑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불공정한 환율을 이유로 미국과 EU 등으로부터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받고 있다.
원 총리는 이와 관련, “중국은 EU와의 무역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외국에 시장 개방을 확대해나가겠다. 일방적인 무역흑자를 추구해나가지 않을 것이며 내수를 늘리기 위한 조치도 취할 계획”이라며 무역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가 내년도 정책목표로 물가불안 해소를 최우선에 둔 것도 위안화 절상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소비자물가가 6% 이상 상승하는 등 극심한 인플레이션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금리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국증권보가 저명한 이코노미스트들을 인용, 30일 보도한 데 따르면 전문가들은 내년에 2차례 이상의 금리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저우 행장도 당장 금리를 인상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금리를 추가 인상할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홍콩의 대공보는 중국 국무원이 위안화 일일 변동폭을 확대하거나 화폐가치 재평가 작업을 실시하는 방안 등을 통해 위안화 절상 속도를 높이기로 내부 의견을 모았다고 보도했다. 대공보는 소식통을 인용, 국무원이 위안화 절상을 가속화하기로 입장을 정리하고 시행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국무원이 현재 상하 0.5%인 위안화 일일 변동폭을 0.8~1.0%로 확대하는 방안과 달러페그제를 폐지하고 복수통화 바스켓 제도를 도입한 2005년 7월과 같이 화폐가치를 재평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위안화 절상 가속화 방안이 결정되면 당국이 오는 12월 미ㆍ중 전략경제대화나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이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제2차 미ㆍ중 전략경제대화 직전인 5월에도 상하 0.3%였던 위안화 변동폭을 상하 0.5%로 확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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